TODAY 28 | TOTAL 234918       티벳토끼의 잡동사니       joseph-106.github.io/2021_MINI_HOMEPAGE
안녕하세요.. 코딩하는 티벳토끼입니다. 웹 개발도 깊게 들어갈수록 어렵네요...

이게 맞나 싶으면서도 어떻게는 완성이 되는게 뭔가 모래성을 쌓는 기분입니다..^^
*사실 토끼가 아니라 비스카차
03.31
Wed
1  2  3  4  5  6  7  8  9  10  11  12  13  14  15  16  17  18
19  20  21  23  24  25  26  27  28  29  30  31
2021.03.31 수 10:11
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.
굽은 길은 굽게 가고
곧은 길은 곧게 가고

막판에는 나를 싣고
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
제시간보다 일찍 떠나는 바람에
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두어 시간
땀 흘리며 걷기도 했다.

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
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걸었으므로
만나지 못했을 뻔했던 싱그러운
바람도 만나고 수풀 사이
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낙
해 저문 개울가 고기비늘 찍으러 온 물총새
물총새, 쪽빛 날갯짓도 보았으므로.

이제 날 저물려 한다
길바닥을 떠돌던 바람은 잠잠해지고
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
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

잘 살았다.
2021.03.30 화 2:32
전신이 검은 까마귀,
까마귀는 까치와 다르다.

마른 가지 끝에 높이 앉아
먼 설원을 굽어보는 저
형형한 눈
고독한 이마 그리고 날카로운 부리.

얼어붙은 지상에는
그 어디에도 낱알 한 톨 보이지 않지만
그대 차라리 눈발을 뒤지다 굶어 죽을지언정
결코 까치처럼
인가의 앞마당을 넘보진 않는다.

검을 테면
철저하게 검어라. 단 한 개의 깃털도
남기지 말고......
겨울 되자 온 세상 수북이 눈 내려
저마다 하얗게 하얗게 분장하지만
나는
빈 가지 끝에 홀로 앉아
말없이
먼 지평선을 응시하는 한 마리
검은 까마귀가 되리라.
2021.03.29 월 1:06
나방파리

요즘 들어 슬슬 보이는
나방도 아니고 파리도 아닌 이 애매한 것들은
아무것도 하지 않는다.

미동도 하지 않는 녀석들을
손가락으로 살포시 누르면
그대로 그냥 죽어버리는 것이다.

나방을 경외하고 파리를 멸시하지만
아마 나방도 파리도 될 수 없었겠지

아마
가만히 누워있는 나처럼
생각만 많은 것이겠지
티벳토끼의 비밀일기